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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영화를 바라보는 기대치는 사실 2개였다
김명민씨가 루 게릭병에 걸린 환자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을 것인가와
신파임을 뻔히 알고 보는 영화에서 그 이상의 것을 감독이 뽑아낼 수 있을 것인가였다
불치병에 걸린 남자와 남겨진 여자에게 남겨진 선택이란 사실 거의 없기 때문에
결국 이를 어떻게 잘 포장하고 잘 정제하여 감정선을 정리할 것인가가
이 영화가 가진 얼마 안 되는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영화의 감정은 초반에 급작스럽게 두 주연 배우의 관계가 진전되고
중반에는 지나치게 둘 사이의 관계가 행복해지며
언제나 그렇듯이 후반에는 급속하게 식어나간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배우가 선택할 수 있는 연기는 오직 목소리뿐이고
김명민씨는 적어도 감독의 의도에 걸맞도록 노력했음은 분명하다
김명민이란 배우를 높게 인정하는 이유는 단순히 연기를 위해 체중을 감량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감량이라는 것이 배역에 진입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될 만큼 강력하게 몰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직 배우의 대사만으로 처리되는 중반부와 나레이션으로 표현되는 후반부가
적합한 구성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꽤나 의문이 있다

영화는 지루함을 덜하기 위해 6인용 병실 이동 이후 주변인들의 에피소드를 가미했다
나쁘지는 않은 구성이지만 전체적으로 지루함을 흔들 수 있는 무기까지는 되지 못한다
목소리 톤과 인상이 강인하지만 배역에 몰입할 수 있는 김명민이란 배우와
생각보다 저평가되고 있지만 밝고 억척스러운 여성상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하지원이란 배우의 조합은 기대 이상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끝이 분명한 것은 구성 상의 필연적인 한계일 터이다
만약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가 보고 싶었다면 영화의 선택은 실패일 수 있다
보여줄 수 있는 모든 핵심들은 이미 예고편을 통해 표현해 버렸기 때문이다

by 이상민 | 2009/09/27 10:00 | 영화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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