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03월 28일
경계 도시 2 (The Border City 2)

관련 기사를 읽는 순간 당시 몰아치던 매카시즘의 한가운데에 있던 지식인의 비참한 상황들이
묻어두었던 기억 너머로부터 조금씩 흘러나와 버렸기 때문이다
그냥 고민스러웠을 듯하다. 홍형숙 감독이 이런 식으로 영화를 이끌어간 것도
또 그렇게 마무리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그래서 이 답답함을 너희들도 느껴보라고
영화라는 매체를 던지는 것도 또 이를 가슴치며 보는 것도
이 모든 것이 쉽지 않은 기억이고 잊어서는 안 되는 과거이다
덕분에 영화는 중반 이후 갈 곳을 잃어버린 듯하지만 감독의 의도는 더욱더 가슴에 아로새겨진다
영화를 보며 답답함을 가중시켰던 상황들은 너무나도 많이 있겠지만
그 역할은 비단 우익단체나 언론나 일반 시민들의 비뚤어진 시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나름 전략적으로 송두율 교수를 초빙했음에도 본인들의 예상보다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유연성을 찾지 못한 채 부유하고 아전인수적 판단에만 급급하던
자칭 진보단체들의 우왕좌왕은 영화속 답답함을 가장 가중시키는 최고의 주역이다
경계인의 삶을 판단하는 주체는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라는 상황과
그 타인 역시 또다른 잣대를 들이댄 채 끊임없이 선택 아닌 선택을 강요하는 장면들
그리고 이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송두율 교수 부부의 피로함이 묻어나는 장면들은
영화 내내 관객들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핵심 원인이 된다
인터뷰 말도 제대로 못 받아적거나 기사에 쓰고 싶은 말을 오려내기 위해
하고 싶은 질문만 끊임없이 던져대던 기자들 역시 피로감을 가중시키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결국 8차까지 이르렀던 공판 결과는 무죄로 판결나지만 이미 사람들은 사건을 잊은 지 오래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가 7년이 지난 지금에도 의미있는 것은 아직도 국가보안법이 철폐되지 않고
경계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지금 현실에 적용해도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 by | 2010/03/28 14:00 | 영화 | 트랙백







